최근 몇 년 사이, 외식 트렌드에서 눈에 띄게 부상한 술이 있습니다. 바로 ‘하이볼(Highball)’입니다. 이름도 생소했던 하이볼은 어느새 SNS와 술집, 편의점까지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요즘 술’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과하지 않게 가볍고 청량한 음주를 원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이볼의 인기는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이볼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그리고 왜 이토록 사랑받고 있는 걸까요?
하이볼이란?
하이볼은 기본적으로 위스키나 브랜디와 같은 증류주에 탄산수를 섞어 만든 술입니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를 기본으로 하지만, 탄산수로 희석해 마시기 때문에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입니다. 전통적인 하이볼은 일본에서 크게 인기를 끌며 대중화되었는데, 특히 산토리 위스키와 프리미엄 탄산수를 활용한 ‘토리하이(トリハイ)’가 대표적입니다.
일반적인 하이볼의 구성은 매우 단순합니다. 위스키 1에 탄산수 3~4의 비율로 섞고, 여기에 얼음을 충분히 넣어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여기에 레몬이나 라임을 넣어 상큼함을 더하거나, 생강 시럽이나 콜라, 유자청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나만의 하이볼을 만드는 것도 요즘 인기 있는 방식입니다.
하이볼이 사랑받는 이유
- 가볍고 깔끔한 맛
일반적인 칵테일보다 도수가 낮고 탄산 덕분에 청량한 맛이 도드라지기 때문에, 무겁거나 달콤한 술에 비해 부담이 적습니다. 덕분에 식사와도 잘 어울리며, 특히 기름진 음식과 함께 마시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 칼로리가 낮다
하이볼은 설탕이나 시럽을 거의 넣지 않아 당분이 적고, 칼로리도 낮은 편입니다. 다이어트를 의식하는 사람들에게도 상대적으로 죄책감이 덜한 선택지가 됩니다. - 간편한 제조법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 없이도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하이볼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특히 여름철, 더운 날 시원한 얼음과 탄산이 어우러진 하이볼 한 잔은 별다른 안주 없이도 훌륭한 음료가 되어줍니다. - 개성 있는 변주 가능성
하이볼은 기본 베이스만 같다면 다양한 재료를 넣어 무궁무진한 변형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복분자주 하이볼, 유자 하이볼, 진저 하이볼 등 계절과 기분에 따라 색다르게 즐길 수 있어 싫증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즘 뜨는 하이볼 트렌드
하이볼의 인기는 국내 주류업계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편의점에서는 ‘하이볼 캔’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며, 유명 위스키 브랜드에서도 하이볼 전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롯데칠성, 진로, 산토리 등 주요 음료·주류 기업들은 하이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캔 하이볼의 품질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편, 하이볼 전문 바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위스키 종류와 탄산수의 조합을 조절해 나만의 하이볼을 즐길 수 있는 이들 공간은 조용하고 세련된 분위기에서 ‘혼술’ 혹은 ‘가벼운 데이트 술자리’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나만의 하이볼 레시피
하이볼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하게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필요한 것은 단 3가지, 위스키와 탄산수, 얼음뿐입니다. 기본적인 레시피를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집에서 응용해볼 수 있습니다.
기본 하이볼
- 잔에 큼직한 얼음을 가득 채웁니다.
- 위스키를 약 1.5oz(약 45ml) 넣습니다.
- 차가운 탄산수를 3~4배 비율로 부어줍니다.
- 레몬 슬라이스나 껍질을 곁들이면 향이 배가됩니다.
진저 하이볼
- 위스키에 생강 시럽 또는 진저에일을 섞습니다.
- 생강 특유의 알싸함과 청량감이 돋보입니다.
- 매콤한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유자 하이볼
- 위스키 + 탄산수 조합에 유자청 1~2스푼을 넣습니다.
- 새콤달콤한 맛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 겨울철에도 잘 어울리는 따뜻한 분위기의 하이볼입니다.
티 하이볼(Tea Highball)
- 탄산수 대신 차를 활용해 독특한 풍미를 줍니다.
- 얼그레이 티, 녹차, 우롱차 등을 차갑게 식혀 사용하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제철 과일이나 허브를 넣어 꾸미는 하이볼은 인스타 감성 사진까지 완성할 수 있어 홈파티 음료로도 제격입니다.
위스키 선택의 팁
하이볼에 사용하는 위스키는 가격대나 향의 강도에 따라 다르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입문자용: 산토리 가쿠빈, 짐빔, 캐나디언 클럽 등 가볍고 부드러운 향의 위스키
- 풍미 강조형: 발렌타인 파이니스트, 조니워커 블랙라벨 등 훈연향이 느껴지는 제품
- 프리미엄급: 아벨라워, 야마자키, 글렌피딕 등 향미가 복합적이고 깊은 고급 위스키
하이볼은 위스키의 향을 돋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도수가 높고 풍미가 강한 위스키를 억지로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탄산의 청량함과 위스키의 조화를 고려해 나에게 맞는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이볼과 건강
술에 건강을 논하는 것이 모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하이볼은 다른 술에 비해 다음과 같은 건강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 당분 적고 칼로리 낮음: 와인이나 칵테일보다 당분이 적어 혈당 관리에 비교적 부담이 덜합니다.
- 숙취가 덜함: 희석하여 마시기 때문에 급격한 취기를 피할 수 있고, 수분 섭취도 자연스럽게 늘어 숙취가 비교적 적습니다.
- 음식과의 조화로 소화도 도움: 하이볼은 특히 기름기 많은 음식과 잘 어울려 소화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음주 자체는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루에 한두 잔 정도의 하이볼은 기분 전환에는 충분하지만, 과하면 오히려 위 자극이나 알코올 섭취 과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하이볼, 단순함 속의 여유
하이볼은 단순한 레시피 속에 자신만의 감성과 취향을 담을 수 있는 술입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데 어울리고, 여럿이 함께 마실 때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최근에는 무알코올 하이볼도 출시되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지고 있습니다.
하루의 끝에서, 혹은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또는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하이볼 한 잔의 여유는 바쁜 일상에 작은 쉼표를 선물해줍니다.